'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책을 완독했다.
이 책은 사실 구매한지 좀 지난 책이다. 못해도 세 달은 지났을거다. 그동안 책 읽을 시간이 부족했던 점도 있고, 솔직히 다른 책들이 더 재밌어 보여서 독서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것 같다. 최근에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면서 '좋은 글쓰기'의 필요성이 더 커져서 이참에 각잡고 읽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취향고백'에 대해 설명이었다. 취향고백은 말 그대로 자신의 취향에 대한 주관적인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래서 뒤따르는 문제가 거의 없다. 예컨대, 내가 '한여름에 비니 쓰고 다니는 사람들은 좀 보기 그렇더라'라고 말한다면 소위 말하는 '취존'이라는 표현으로 그냥 퉁치고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주장'은 다르다. 주장을 할 떄에는, 그것에 대한 논증의 책임이 뒤따른다고 한다. 이는 자신이 주장할 때뿐만 아니라 다른 이의 생각이나 행동이나 태도를 평가, 또는 또는 가치에 대해 판단하는 순간 논증의 책임이 생긴다는 뜻이다. '한여름에 비니 쓰고 다니는 사람들은 다 총살시켜야 한다'라고 말한다면 나는 이 주장에 대한 논증을 펼쳐 듣는 이를 납득시켜야 한다.
이제까지 내가 쓰고, 또 쓰면서 재밌다고 느꼈던 글쓰기나 화법은 90%가 '취향고백'이었다. 왜일까 지금 생각해보면...... 글쎄? 그냥 쉬워서 그랬던 것 같다. 논증의 '책임'이나 '논리'도 필요하지 않으니까 아무렇게나 막 지껄여도 상관 없어서 그런 것 같다. 만약 다른 사람이 논리적으로 반박하면 '웃자고 쓰는 글에 왜 토를 다냐'식으로 대응하기도 했고..ㅋㅋ 다행스럽게도 요즘엔 페이스북을 잘 안해서 그런 글을 쓸 일도 자연스레 없어졌다. 그러나 일상적인 대화에서는 여전히 취향고백 화법을 구사한다. 그래서 내가 면접에 젬병인가 보다 ㅠ
그리고 '등', '등등'의 표현도 불필요한 표현이라며 모두 생략하라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나는 '등'을 쓰는 것을 거의 예의나 격식처럼 생각해왔다. 왜냐하면 '뭐뭐뭐' 뒤에 '등'을 붙이지 않으면, 사람들의 생각이 '뭐뭐뭐'에만 국한되어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본래의 뜻을 왜곡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최대한 많은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는 경향이 있기도 하다. 그런 오해와 곡해 때문에 나한테 돌아올 공격이나 평가가 두려웠다. 어찌보면 하나의 방어기재인 셈이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등', '등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는데 기분이 굉장히 묘하다.
그 외의 내용은 '불필요한 외래어 사용을 자제할 것', '피동형을 쓰지 말것', '단문으로 쓸것', '좋은 글과 책을 많이 읽을 것'과 같은 나름대로 생각하기에(취향고백이다. 주장이 아니다.) 일반적이고 평범한(?) 내용들이었다. 저자가 다른 책 몇 가지를 추천해줬는데 구미가 당기는 것들이 많아서 한 번 도서관 가서 읽어볼 생각이다.
...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 ㅋㅋㅋ
그냥 보그체도 아니고 보그'병신'체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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