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리뷰

올림픽공원 들꽃마루에 가다

-_-_-_-_-_-_- 2015. 9. 2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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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여름이 진짜 저멀리 가고 가을이 코 앞까지 밀려온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일교차가 무지막지하게 커지고 바람은 선선하게 분다. 햇볕은 여전히 따갑게 내리쬐어 우리가 계속 선크림을 쓰게 강제한다. 그래도 하늘이 높고 테클리스 블루빛으로 청명하니 보는 맛이 있다. 이런 계절에 실내 데이트하기는 조금 아까운 생각이 든다(고 여친느님이 그러셨다).


 저번 주말, 그러니까 어제는 올림픽 공원이 우리의 데이트 장소였다. 여친님께서 날씨도 좋으니 좀 밖으로 나가는 데이트를 하자고 했다. 그리고 들꽃마루인가 뭔가 하는 곳에 꽃이 이쁘다고 가보자고 하셨다. 다른 남자들도 나와 같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꽃 보는게 뭐 그리 대단하고 가치있는 일인지 사실 잘 모르겠다. 이거에 대해서는 다음에 따로 말을 해보기로 하자. 지금은 말을 아껴야지.



 



 올림픽공원은 진짜 넓다. 그래서 엉뚱한 데서 내리면 목적지까지 가는데 고생 좀 해야한다. 물론 차 없는 뚜벅이에 해당하는 말이다.

 들꽃마루는 사진에서 파란 동그라미 친 부분에 있다. 지하철 타고 올림픽공원역에서 내리면 좀 걸어가야 한다. 우리는 버스를 타서 올림픽공원 테니스장 근처에 내려 금방 갈 수 있었다. 



 





 장미 광장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것은 당연히 장미꽃들. 형형색색의 장미들이 펴있다. 근데 장미 맞나..? 장미는 5월 아니였어?? 갑자기 섯다가 땡기는건 기분 탓이겠지.







 카메라360으로 필터를 주고 찍어봤다. 빨간 색 계열만 강렬하게 바꿔주는 필터다. 이거로 셀카 찍으면 입술이 쥐 잡아먹은 것처럼 변한다.






 꽃 속의 꽃.... 이지만 초상권 때문에 가립니다.

하여간, 저기가 들꽃마루는 아니고 저 광장에서 가장 왼쪽 길로 50m 정도 가면 들꽃마루가 나온다. 사람들이 아주 바글바글 하니 절대로 놓칠래야 놓칠 수 없을 거다.







 여기가 그렇게 핫하다는 핫플레이스 들꽃마루다. 살짝 경사진 언덕을 따라 코스모스가 만개했다. 

여기서는 한 번 사진 찍은 자리에서만 계속 찍어야 한다. 왜냐면 사람들이 움직일 생각을 안해서 나도 움직일 수가 없다. 그래서 서 있는 자리에서 계속 찍을 수밖에 없다... ㅎㅏ...

 양 옆의 길은 그래도 다닐만한데, 저 꽃밭 사이의 오솔길(?)은 너무 좁은데다 사진 찍는 사람들 때문에 다닐 수가 없다. 뒤에 사람이 일렬종대로 뺑뺑이 줄을 섰건 말건간에 신경도 안쓰고 사진만 찍어댄다. 어제는 좀 흐려서 그나마 다행이었지, 햇빛 쨍쨍한 날에 갔으면 진짜 열불나서 일사병으로 죽었을지도 모른다. 여자들만 잔뜩 신나는 곳이다.






 코스모스다. 코스모스인지 솔직히 모르겠고 확인도 안해봤지만 코스모스랜다. 꽃밭이라 그런지 벌들이 엄청 날아다닌다. 혹시 모르니까 조심합시다.







 어색어색 능력자도 사진찍고...

마침 근처에 어떤 분이 거대한 DSLR로 꽃 사진을 아주 열정적으로 찍고 계시길래 우리가 부탁해서 폴라로이드도 찍었다. 역시 전문가의 손길을 거치니 좋은 사진이 나왔다. 여친이 그렇게 만족스러워하는 거 처음봄ㅋㅋ 







 언덕 꼭대기에서 내려다 본 들꽃마루의 전경. 꽃 반 사람 반...까지는 아니지만 여튼 사람이 많이 몰렸다. 들꽃마루 관리자(?)가 저 오솔길을 좀 더 넓게 만들어 줬으면 좋았을텐데 싶다.






 언덕 반대편에는 다른 꽃을 심었다. 이름이 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학명이 spinosa 어쩌고였는데, '스피노자'라서 그것만 기억이 난다. 이쪽은 코스모스 핀 반대쪽보다 상대적으로 사람이 적다. 덜 화사해서 그런지 지리적 이점 때문인지...

 들꽃마루 자체로는 즐길 거리가 없다시피 하다. 여자들이야 꽃 보고 사진 찍고 진짜 물 만난 고기처럼 놀겠지만... 남자들은 글쎄..? 데이트 장소보다는 여자들끼리 놀러가기 좋은 곳인 것 같다. 실제로도 저 때 여자끼리 온 무리들이 커플만큼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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