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카이 계엄령 안심하고 여행할 수 있을까
어찌어찌하여 휴가를 내고 보라카이로 여행을 가게 되었다. 계획은 제법 예전부터 잡아놨었는데, 여행 날짜가 다가올수록 필리핀에서 뭔가 사건이 자꾸 터지는 바람에 불안하고 초조한 적이 많았다.
처음에는 필리핀에 계엄령이 내려졌다고 해서 보라카이 계엄령 역시 두려워서 여행 자체를 취소할까 했었는데, 이것저것 알아보고 난 뒤에는 그냥 일단 가보기로 했다. 무모하고 무책임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렇게까지 걱정할 일은 아니였던듯 싶다.
처음에는 보라카이 여행 자체를 취소하려고 했다. 자꾸 좋지 않은 일들이 터지고, 필리핀의 수령(?)인 두테르테가 망발을 하는 탓에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하기도 했다. 그래서 리조트 측, 다시 말하자면 대행업체에 문의했더니 취소해줄 수 없다고 하는 것이었다. 뭐, 장사하는 입장이니까 이해 못할 것은 아니였지만 조금은 원망스럽기도 했다.
인터넷을 열심히 뒤지면서 찾아본 결과에 따르면, 우선 필리핀에 계엄령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보라카이 계엄령은 아니라는 것이다. 즉, 문제가 되는 지역은 민다나오 지역이고 이는 보라카이에서 상당히 떨어진 지역이라 문제될 것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또한 필리핀은 이전부터 계속 여행 '유의' 지역이었다는 점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즉 보라카이나 세부 등 유명한 관광 및 휴양지라고 해서 여행 '안전' 지역이었던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외교부에서는 유행 유의 지역인 곳을 파란색으로 표시하고 있는데 필리핀의 대부분 지역이 파란색이다. 민다나오 등은 아예 까만색으로 여행 금지 지역이고...
보라카이 계엄령 자체는 없는거나 마찬가지이니 그렇다 쳐도 필리핀 내의 불안감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나 또한 그랬었고... 그런데 현재 민다나오에서 일어나는 일은 이전부터 쭉 있어왔던 일이고 지금 두테르테가 집권하면서 좀 더 불거졌을 뿐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그쪽에서는 이게 일상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마치 북한이 미사일 쐈다고 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편의점 털고 피난준비 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엄밀히 말해서 전쟁이 끝나지 않은 휴전국가이고 북한에서 뭔 뻘짓을 할 때마다 외국인들은 민감하게 반응하곤 한다. 같은 이치인 것이다.
하여간에 모든 불안감을 떨쳐내고(혹은 애써 무시하고) 보라카이를 갔다. 그리고 아무 일 없이 놀다가 무사히 귀환했다. 가서 보니까 경찰도 거리 곳곳에 배치되어 있고, 대부분이 한국인/중국인 또는 서양인들이라 테러의 온상인 무슬림들이 보인다면 티도 많이 날 것 같고 ㅋㅋㅋ 아마 검문도 더 꼼꼼하게 하지 않을까 싶다. 여튼 덕분에 짧지만 즐거운 시간도 보내고 좋은 추억도 많이 만들었다.
강요하는 것은 아니고 이게 왕도다 하는 것도 아니지만, 보라카이 계엄령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될 듯 싶다. 오히려 안갔다면 후회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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