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할 때 딱히 할만한 게 없으면, 나랑 여친은 대개 롯데월드몰에 가곤 한다. 거기서도 뭔가를 '하는' 건 아니지만, 그냥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카페 가서 커피 마시고, 밥 먹을 곳도 많으니 골라 가기 편해서 자주 애용하는 편이다. 저번 4.13 총선 때엔 원래 여의도에 가서 자전거를 타려고 했으나 그날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 때문에 계획을 전면 취소하고 다시 롯데월드몰에서 시간이나 때우기로 했다. 결론적으로 그 일기예보는 보기좋게 빗나가서 후회막심이었지만 말이다.
지하 1층에도 식당가가 많은데, 그 중에서도 <마리코 키친>이란 곳에 가봤다. 어느 외국의 가정식을 파는 레스토랑이라고 하면, 도대체 그것이 뭔지 아무런 감이 오지 않아도 이상하게도 제법 구미가 당긴다. <샤이바나>같이 미국 가정식을 판는 곳에 흥미가 생기는 것처럼 말이다.
<마리코 키친>은 일본 가정식, 즉 오차즈케를 파는 곳이다. 오차즈케뿐만 아니라 돈까스, 돈부리, 우동 등의 메뉴도 있다. 오차즈케의 사전적 정의는 '녹차를 우려낸 물에 밥을 말아먹는 것'인데, 여기선 녹차가 아니라 다시 국물에 밥을 말아먹게 되어있다. 나는 함박스테이크 오차즈케, 여친은 해물순두부 오차즈케를 주문했다.
다시 국물은 이렇게 찻주전자처럼 생긴 조그만 주전자에 따뜻하게 담아준다. 맛은 다시 국물답게 담백하고 간은 살짝만 된 상태다.
내가 주문한 함박스테이크 오차즈케. 밥에는 깨랑 양념가루 같은게 살짝 뿌려져 있는 상태라 국물을 부으면 저렇게 둥둥 뜬다. 계란말이, 깻잎조림, 쪼그만 고추절임, 무말랭이 등이 밑반찬으로 나온다. 사실 함박스테이크 자체는 조금 실망스러웠다. 과장 조금 보태서 미군 MRE에 들어있는 함박스테이크보다 조금 나은 정도랄까... 다만 다시국물에 말아먹는 밥맛은 꽤 괜찮았다.
여친이 주무한 해물 순두부는 기름기 없이 깔끔하고 해물이 낭낭하게 들어있다는 점 외에는 여타 다른 곳에서 판매하는 해물 순두부와 크게 차이점이 없었다. 즉 일본 가정식이라는 특색이나 눈에 띄는 메리트를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전체적으로 총평을 하자면 음식 자체의 맛은 평타 치는 정도라 먹기에는 문제가 없으나, 그 맛과 일본 가정식이라는 타이틀에 비하면 가격이 조금 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함박스테이크 오차즈케가 12,000원이고 해물 순두부 오차즈케가 9,500원이다. 요즘 한 끼에 1만원 넘는게 우스운 시대라고는 하지만 가성비를 따져봤을 때 그닥 좋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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