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최후의 날>(원제: 올림푸스 해스 폴른)이 개봉한지 벌써 약 3년이 지났다. 그때 하필이면 백악관 테러와 관련된 영화 <화이트 하우스 다운>가 동시에 개봉해서 백악관 테러에 이 무슨 경쟁인가 싶었던 기억이 난다. 혹해서 두 영화 모두 봤으나 개인적인 평가로는 <화이트 하우스 다운>이 <백악관 최후의 날>을 말 그대로 처바르면서 또다시 제라드 버틀러의 이미지를 침몰시키는가 싶었다. <백악관 최후의 날>과 <화이트 하우스 다운>은 나중에 따로 비교 리뷰를 해보겠다.
그러다가 이번에 뜬금없이 <백악관 최후의 날>의 후속작인 <런던 해즈 폴른>이 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전편의 제목은 마치 소 닭 보듯이 무시한 채 원제를 그대로 옮겨왔다. 아무래도 전작의 참패(?)에 따른 부정적인 이미지를 없애고(더 정확히는 관객에게 숨기려고) 신분세탁을 하기 위해 그런 것은 아닐까. 그런데 주요 인물 두 명이 그대로 나와서 효과가 있을까 싶기는 하다만.
<런던 해즈 폴른>은 내 나름대로 판단컨대 새로울 것이라고는 없다고 봐도 무방한 그저 그런 속편이다. 미국 대통령의 명줄이 간당간당해지는 상황도, 경호원 하나가 홀홀단신으로 적을 다 찢어죽이면서 대통령을 구하는 불보듯 뻔한 시나리오도 똑같다. 무대를 미국 '백악관'에서 영국 '런던'으로 옮겼을 뿐이다. 전 세계 수많은 국가 중에서 왜 영국을 무대로 선택했는지는 알 수 없다. 감독이 영국에 개인적 원한이 있을지도...
영국 총리가 갑작스레 사망하고, 극중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자면 "형제나 다름없는 우방"의 국장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대통령과 브로맨스 케미 충만한 우리의 주인공이 런던에 행차했다가, 단순히 자기 딸을 죽였다는 사사로운 일을 빌미로 영국 총리를 암살해 세계 각국 수장을 런던으로 불러들여 일망타진을 시도하고 전 세계를 적으로 돌리려는 정신나간 악당들의 개수작에 휘말려 산전수전 겪다가 결국 정의는 승리한다 데마쒸아!로 끝나는 것이 <런던 해즈 폴른>의 간단한 줄거리다. 한 나라의 수장을 암살할 능력이 있다면, 나였으면 미국 대통령도 그냥 조용히 약물로 처리했을 것 같다. 아참, 중동계 악당을은 인질을 손수 큰 칼로 참수하는 장면을 녹화해서 전 세계로 뿌리지 않으면 자다가도 이불킥하다 침대에서 떨어지는 구태 악당들이니까 나름의 당위성이 생기는가보다^^
어딘가 살짝 허술해 보이는 스토리는 킬링타임 액션영화의 필수요소급이니 논외로 친다고 해도, 영화 자체의 완성도가 조금 모자라다는 느낌을 <런던 해즈 폴른>을 보는 내내 지우기 힘들었다. 일단 폭발 장면의 CG는 딱 봐도 CG인 것이 티가 나는 수준이었다. 게다가 몇몇 장면에서는 화면을 너무 빠르게 페이드 아웃 시켜서, 제작자마저 어떻게든 이 영화를 1초라도 빨리 끝내버리고 싶어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런던 해즈 폴른>이 전작 <백악관 최후의 날>보다 나아진 점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액션은 조금 더 양질이 된 것 같다. 믿을 사람 하나 없는 만리타향에서 미국 대통령과 경호원이 살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것은, 전작에서 지하 벙커에 갇혀 협박이나 당하던 장면과 비교하면 확실히 역동적이다. 또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악당이 중동계로 바뀌었기 때문에, 전편에서 우리의 고막을 괴롭히던 뒤틀린 황천의 한국말 억양을 더이상 듣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괴악한 한국 억양과 발음은 한국 사람, 대부분 북한 요원이나 악당이 등장하는 영화에서 나타나는 고질적인 문제인 것 같다. 제발 이 부분은 모든 영화 관계자들한테 부탁하고 싶다. 마치 송중기가 델타포스를 일방적으로 관광태우는 장면을 실제 델타포스 대원들이 보면 어이가 승천하는 그런 원리일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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