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카이 디딸리빠빠 수산시장 체험기
보라카이에 가면 꼭 들러야 하는 곳이 몇 군데 있다고 하는데,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디딸리빠빠'라는 곳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노량진 수산시장 같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휴양지에서 무슨 시장을 가느냐 할 수도 있는데, 사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지만 일단 가보면 후회는 하지 않을 것 같다. 볼 것은 그리 많지 않아도 일단 맛있는 음식들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만약 다시 가게 된다면 보라카이 디딸리빠빠 꼭 다시 갈 것이다.
디딸리빠빠는 보라카이 수산시장 답게 한눈에 봐도 수산시장인 걸 알 수 있게 생겼다. 우리네 수산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니다. 사실 수산시장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구경하는데 10분도 채 걸리지 않을 크기다. 수산시장 옆에는 기념품 등을 상점들이 쭉 있는데 거기까지 치면 좀 오래 볼 수 있을지도... 사실 여기는 구경보다는 먹으러 가는 곳이라 아무래도 상관 없기는 하다. 특히 디딸리빠빠 위치 자체는 우리 숙소와 아주 가까워서 부담없이 갈 수 있었다.
보라카이 디딸리빠빠 초입에 들어서자마자 무서운 호객행위가 시작된다. 사실 호객행위 하는 곳은 몇 군데 없어보였는데, 유독 한 군데에서 엄청난 포스를 내뿜으며 우리에게 접근해서 마치 자석에 이끌리는 쇳가루마냥 끌려들어갔다. 인터넷에서 여행 정보 찾아볼 때도 자주 등장하던 곳이었다. 위치도 시장 입구에 있어서 호객행위 하기에도 안성맞춤이고 ㅋㅋ
여튼 '마담'이라고 불리는 아줌마가 한국말이 써있는 코팅된 종이를 우리 앞에 들이대면서 호객행위를 시작했다. 종이에 쓰인 내용은 '자기가 원하는 걸 시장에서 가져올테니 재료값+요리값만 달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능숙한 한국말로 '저 사람들 믿지마'라면서 시장에 가서 직접 사면 사기당한다는 식으로 말을 하는게 아닌가! 당황스러우면서도 놀랍고 웃겼다 ㅋㅋㅋ 우리도 대충 디딸리빠빠 시세 찾아보고 간 거라서 뭐 얼마나 사기를 칠까 싶긴 했는데 하여간에 배도 고프고 해서 일단 식당에 들어가서 앉았다.
그리고 가격 흥정을 했는데, 처음에는 랍스터 2마리에 새우 15마리였나... 해서 값을 높게 부르길래 양이 너무 많다면서 일단 후려쳤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만큼 다 먹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조금 후회스럽기도 하고...
하여간 흥정 끝에 랍스터 1마리에 새우 7마리 해서 1800페소에 낙찰(?)되었다. 우리 나라 돈으로 하면 약 3만 7~8천원 정도 하는 금액인 것 같다. 여기에 갈릭 라이스까지 껴달라고 했어야했는데, 날이 너무 덥고 마담이 너무 무서워서(;;;) 이 선에서 적당히 흥정은 마무리했다. 디딸리빠빠 시세 대충 보면 2천 페소 내외가 가장 적당한 금액인 것 같았다.
보라카이 수산시장 느낌이 물씬 나는 해산물들. 랍스터는 사실 엄밀히 말해서 랍스터는 아니고 닭새우다. 우리가 흔히 아는 랍스터는 바닷가재로 큰 집게발리 달린 것이고 가시가 없는데 비해 닭새우는 집게발이 없다시피 하고 대신 굵은 더듬이가 있으며 가시가 많다. 여튼 여기선 걍 랍스터라고 통용되고 있는듯하다.
식당 바깥 한쪽에는 저렇게 해산물을 손질하고 굽는 곳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열기가 장난 아니어서 보라카이 디딸리빠빠 내에 있는 동안 땀이 아주 줄줄 흘러내렸다. 팔 접히는 부분에 땀이 고일 정도였으니까.
먼저 새우 요리가 나왔다. 갈릭 반 칠리 반으로, 우리가 주문하지 않아도 마담이 알아서 주문을 넣어줬다 ㅋㅋ 손님들 구워삶고 컨트롤하는 솜씨가 보통이 아닌 분이었다.
사진에는 없지만 여기에 갈릭 라이스까지 주문했다. 이게 없으면 정말 섭섭할뻔. 저 양념에다가 갈릭라이스 비벼먹으면 진짜 말 그대로 핵존맛이다. 인터넷에서 보던 것들이 절대 과장이 아님을 실감할 수 있었다. 새우는 등을 따서 쉽게 껍데기를 벗겨먹을 수 있게 조리되어 나온다.
랍스터는 조금 이후에 나왔는데, 비주얼은 정말이지 깡패가 따로 없었다. 보라카이 수산시장 에서만 맛볼 수 있는 진귀한 음식이다ㅋㅋㅋ 버터갈릭 향이 강렬하게 풍겨와 입에 침을 고이게 했다.
보라카이 디딸리빠빠 방문하면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이라고 사람들이 그러던 걸 단박에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맛이었다. 다만 갑각류는 어쩔 수 없는 갑각류라고, 살 발라먹기가 힘든 것은 숙명이었다. 특히 가시가 많은 닭새우이기에 조심해야 했다. 그거 빼고는 모두 만족!
너무 더워서 콜라도 시켰는데, 날씨가 워낙 덥다보니 탄산도 순식간에 빠져나가버린다. 콜라뿐만 아니라 진저에일이나 맥주 역시 마찬가지다. 얼른 먹지 않으면 진짜 김빠진 설탕물만 먹게 될 것이다.
모두 해치워버린 참혹한 대학살(?)의 현장. 누가 보면 수십마리는 먹은 줄 알겠다. 랍스터1 새우7 갈릭라이스에 콜라 둘까지 해서 약 1900페소 정도가 나왔다. 계산 후 20페소 정도는 팁으로 주고 나왔다.
헤난가든에서 투숙했기 때문에 보라카이 수산시장 디딸리빠빠 위치 자체는 아주 가까워서 5분이면 갈 수 있었다. 위에 보이는 초록색 네모가 헤난가든 리조트의 위치고, 화살표대로 쭉 따라가면 바로 디딸리빠빠다. 한 블록 겨우 가면 나오는 아주 가까운 위치다.
보라카이 디딸리빠빠 생각은 요즘도 가끔씩 날 정도로 인상적이고 좋았다. 특히 그 버터갈릭과 칠리의 향연이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보라카이에 또 가게 된다면 이틀에 한번씩은 디딸리빠빠에서 폭식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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